코로나로 인한 변화
오픈런·리셀이 앞당긴 '대중화' 영향..'브랜드 품격 하락' 역풍
전문가들 "아무나 다 사..찐부자는 사치재로서 '차별성' 느끼지 못해"
샤넬, 대량 구매고객 입장 제한 등 나섰지만..VIP 충성도 하락
-이데일리 NEWS-
최근 부자들 사이에서 프랑스 명품 샤넬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트렌드로 등장한 리셀(Resell·재판매) 족과
오픈런(Open Run·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 열풍에 제품 가격은 상승하였지만
높아진 대중성에 오히려 브랜드 격이 낮아졌다는 반응입니다.
부자들은 더 특별해지고 싶고, 일반 대중들이 부자 소비 트렌드를 따라 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들은 일반 대중들이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제품을 차지하며 만족을 느끼고,
매장 직원들로부터 대우를 받는 것을 특별한 가치로 느낍니다.
이에 적합한 용어로 ‘스놉 효과(Snob effect)’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백로효과’라고 합니다.
스놉이란 뜻 자체가 잘난 척 하는 인물을 비꼬는 말이며,
백로란 말은 우아한 백로처럼 남들과 다르게 보이려는 심리를 반영한다고 해서 백로 효과라고 합니다.
이는 자신이 평소에 자주 사용하던 물건이더라도 남들이 쓰면서 대중화가 되면
대중들이 잘 모르는 상품으로 대상을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놉효과는 무작정 남을 따라 하는 소비 행태인
‘밴드왜건효과(타인의 사용 여부에 따라 구매 의도가 증가하는 효과)’ 반대개념으로 사용됩니다.
스놉효과는 비대중적인 제품에 대한 구매 효과로 해석되며
한마디로 ‘고급 지향적 개성 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류층은 상류층과 커플링이 되길 바랍니다.
중류층이 "나도 따라 한다"는 삶의 모토에 따라 상류층을 따라 하면
상류층은 기분 언짢다며 다른 곳으로 숨습니다.
예컨대, 20세기 초에는 화장품의 가격이 매우 고가였기 때문에 상류층 여성들만 사용했지만
제1차 세계대전 말쯤에는 화장품의 값이 저렴해지자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까지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화장품을 많이 사용하면 상류층이 아니라 노동 계층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에 상류층 여성들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그들은 화장품을 계속 사용하기는 했지만 훨씬 더 제한된 방법으로 사용했으며 세련되고 비싼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중하층 여성들과의 차별성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전시 효과(demonstration effect)’하는데
저소득자가 고소득자의 소비 행태를 따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비는 상대적으로 결정됩니다.
자신의 절대 소득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주위 다른 사람의 소득에 비해 자신의 소득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죠.
이를 상대 소득 가설이라 부릅니다.
오늘날 유행의 사이클이 빨라진 것도 그런 숨바꼭질 놀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상류층은 중류층이 쫓아오면 숨어버리고, 중류층이 상류층이 숨은 곳을 찾아내면 얼마 후 또다시 숨어버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 제품에서나 스놉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놉 효과는 가격이 비쌀수록, 그리고 고급품으로 인식되는 제품 중에서도
그 제품의 소비가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가장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세기 후반 미국의 경제학자 중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이 있었습니다.
그는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물건의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어떤 물건들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오히려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사치스러운 명품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라 하고 이런 특성을 가진 재화를 베블런 재(Veblen goods)라고 명명했습니다.
역으로 가격이 하락할 때 수요가 오히려 줄어드는 재화를 기펜재(Giffen goods)라고 합니다.
가격이 내려가면 대체효과에 의해 수요가 늘어나는데 가격 인하로 인해 소득이 상승하는 소득효과가 훨씬 커서 해당 재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매우 예외적인데 해당 상품에 대한 지출이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야만 이런 현상이 발생합니다.
일반 대중이 쉽게 살 수 없는 사치품을 좋아하는 것은 스놉효과의 한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예로는 '빈센트 앤 코' 사건이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오픈한 스위스 명품 시계 '빈센트 앤 코'는
수십억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연예인과 백화점을 이용해 홍보로 시계를 판매한 중국산 저가 시계였습니다.
단지 '전 세계의 1퍼센트만 찬다'는 문구가 구매자들을 현혹했고
피해는 구매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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